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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블록스

2023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천川의 마을’_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물의 시간 : ‘예술과 만난 생활 속 오브제들’」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16일

2023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천川의 마을’_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물의 시간 : ‘예술과 만난 생활 속 오브제들’>


전시 기간 : 2023. 10. 01 - 10. 31 (월요일 휴무)

전시 관람 시간 : 10:00 - 17:00

전시 장소 : 태평동 2110 - 1534 - 3021 - 865 - 4144번지

참여작가 : 김을, 김태헌, 송하나, 이돈순, 이병철, 이부록, 이원호, 이찬주, 정이삭, 조지은, 조형래, 허수빈



「사물의 시간 : ‘예술과 만난 생활 속 오브제들’」은 김을, 김태헌, 송하나, 이돈순, 이병철, 이부록, 이원호, 이찬주, 정이삭, 조지은, 조형래, 허수빈 등 12인의 참여 작가 작업 및 공동 작업을 통해 성남 원도심의 주택가 깊숙이 파고들어 지역 생활 하천의 복개로부터 원도심 재개발 등에 이르는 도시의 역사와 변화상을 토대로 다양한 미술적 시선 속에 담아낸 현장 전시이다.


주거 및 생활 기반의 부침에 따라 기능을 달리하거나 쓸모없이 버려지는 사물로서의 오브제를 창작의 소재 또는 모티브로 삼아 생활 속 오브제에 깃든 시대의 언어를 발굴하고 사물의 시간에 담겨 있는 생의 의미와 지속 가능한 공존의 가치를 도심 속 현장 전시로 집약함으로써, 2년간1-2-3부로 이어 온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천의 마을’_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역 자원인 ‘빈집’, 산동네 특유의 전망을 보유한 다가구주택 ‘옥상’, 빈집과 빈집 사이 1.5km에 이르는 ‘골목’ 동선을 예술적 표현의 공유지로 활용하여 생활 및 유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환경 변화를 둘러싼 지역의 문제를 공공의 과제로 제시했다. 성남 원도심은 과거 도시 개발의 모순 속에서도 특유의 생명력과 잠재력을 발휘해 온 개인과 집단의 삶이 용광로처럼 녹아 있는 곳이며, 이들과 함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새겨 놓은 사물들은 그런 인간의 활동과 숨결을 반영하면서 도시의 역사를 증언하는 살아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오브제는 일반적으로 물건, 물체, 객체 등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예술은 이러한 사물로서의 오브제를 일상 세계에서 떼어 내어 다양한 의미를 구성해 낼 수 있도록 사물 해석의 길을 열어 놓았다. 미술적 표현 방식으로서의 오브제는 의식 주체와 사물 간의 관계 변화를 통해 가공, 해체, 변용, 차용, 재구성, 재배치됨으로써 그 고유성을 새롭게 의미화할 수 있고, 그것이 놓인 장소성 역시 형태, 재료, 배열 등의 관련성에 따라 재해석될 수 있어 사물과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확장해 준다.


그런가 하면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경험적 개념으로서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불가역적인 연속상에서 공간과 결합함으로써 우리의 존재 방식을 구성한다. 본질적으로 시간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기계적, 과학적 시간과는 다른 각각의 경험적 시간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새로움과 관성을 모두 포함하는 인간의 시간, 예술의 대상이자 삶의 조건으로서의 시간은 사람의 경험에 담긴 감각과 정서를 내면화하는 과정과 다름없이 죽은 사물에 표정을 입히고 이력을 새기며 의미로 호명함으로써 살아있는 존재로 불러내는 생명 의식의 시간이자 체험적 인식의 끝없는 확장과 관계된다.

 

그런 면에서 ‘사물의 시간’을 따라 변화하는 삶의 현장을 관찰하고, 도시에 산재하는 사람의 기억을 기록하며, 도시 생활의 부산물이자 삶의 진실이 담긴 사물로서의 오브제를 예술적 자원으로 발굴하여 그 가치를 재구성하는 행위는 공공예술의 실천적 맥락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역사와 환경을 고리로 오브제 및 생활 사물에 대한 사유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이번 현장 전시는 사물이 지닌 고유성을 드러내는 한편 작가들 특유의 관점과 예술적 기능을 통해 사회 현실에 대한 진단을 가함으로써 인간의 생산 활동 및소비 문화, 이주와 정주, 커뮤니티의 형성과 해체, 자연과의 조화 등 공공의 문제를 예술적 논의의 대상으로 시각화하여 시민과 공유했다.


도시의 일상에 자리 잡은 손때 묻은 사물들은 고유한 시간과 공간의 흐름 안에서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숙성해 감으로써 그가치를 구성해 온 살아있는 감각의 발현물일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을 교차하는 생성과 변화의 양상을 통해 충족과 상실의 감정을 전해주고, 고유한 질료와 속성으로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차이를 드러내며, 개인과 사회의 기능 및 심리적 연관성을 암시해 주는 경험의오브제라 할 수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사물 양산의 시대적 범람 속에서 생활 사물과 그 안에 깃든 사물성은 어느 때보다도 그 효용성과 존재 가치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역설적 필요성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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